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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후기 추천 관람 포인트

금요일 오후, 퇴근시간만 기다리고 있던 날이었는데 친구한테 톡이 왔어요.

 

"오늘 저녁에 시간 되니?"

"응, 왜 밥 먹게?" 

"갑자기 티켓 초대권이 생겨서.. ", "베르사유의 장미, 오늘 7시 30분 볼 수 있어?"

"어, 알았어"

 

 

충무아트센터

 

 

친구와 약속을 하고 충무아트홀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하지만, 금밤 차 막히는 걸 생각하지 못하고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어요. 친구는 티켓을 맡기고 먼저 들어가고 저는 지연입장 시간을 기다렸다 직원분의 안내를 받아 들어갔습니다. 

 

제가 본 첫 장면은 귀족 남자들이 어린 여자를 희롱하고 돈을 주면 괜찮지 않냐는 말을 하고 떠납니다. 여자는 희롱을 당했지만 돈을 준다는 말에 너무 가난하고 아픈 어머니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지나가는 귀족의 마차를 세워 나를 하룻밤 사고 돈을 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마차에서 들려온 답은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며 금화를 주고 떠납니다.

 

 

2024년 9월 6일 19시 30분 공연

 

2024년 9월 6일 19시 30분 공연

 

 

관람 포인트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화려한 무대 연출과 감동적인 스토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죠. 관람할 때 특히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 몇 가지를 알려드릴게요.

 

1. 화려한 의상과 무대연출: 프랑스혁명 전후의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무대 의상과 세트가 매우 정교하고 아름답습니다. 특히, 귀족들의 드레스와 군복 등 당시 패션을 완벽히 재현해 눈을 즐겁게 합니다. 

 

2. 감정의 깊이가 있는 캐릭터: 오스칼과 앙드레, 로자리, 마담 폴리냑 등의 캐릭터는 각기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오스칼의 내면적 갈등과 혁명 시기에 느끼는 혼란을 잘 표현하는 배우들의 열연에 감동이 배가 됩니다. 

 

3. 뮤지컬 넘버: 웅장하고 서사적인 음악들이 작품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립니다. 각 넘버가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마음 변화를 노래를 통해 잘 느껴 볼 수 있어요. 

 

4. 역사적 배경: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한 만큼 그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알고 가면 더 깊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혁명 속에서 각 캐릭터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주목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로맨스와 비극성: 오스칼과 앙드레의 관계 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의 비극적인 운명은 이 작품의 중요한 감정 축입니다. 이들의 얽힌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슬픔에 집중해 보면 더욱 몰입할 수 있을 거예요.

 

마리 앙투아네트는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이미 배경에 녹아있어 우리가 아는 역사적 사실을 염두에 두고 관람하면 깊이 있는 매력을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역사적 배경은 프랑스혁명 전후의 시기로, 특히 18세기말 프랑스 사회의 혼란과 변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를 더 깊이 이해하면 작품의 인물들과 그들의 선택이 왜 중요한지 더 잘 알 수 있어요.

 

 

 

 

역사적 배경

 

1. 프랑스혁명 (1789-1799)

프랑스혁명은 군주제와 신분제 사회의 붕괴를 촉발한 중요한 사건입니다. 당시 프랑스 사회는 엄격한 신분제로 나뉘어 있었는데 귀족과 성직자들이 특권을 누리는 반면 평민들은 경제적 고통을 겪었죠. 높은 세금과 식량난 재정 위기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극에 달했습니다. 


2. 구체제 (Ancien Régime)
혁명 전 프랑스는 구체제라고 불리는 신분 사회였어요. 

제1 신분: 성직자 (교회)

제2 신분: 귀족

제3 신분: 평민 

이 구조에서 귀족과 성직자는 많은 특권을 누렸지만 대부분의 세금은 평민들이 부담했습니다. 평민들의 삶은 고통스러웠고 혁명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3.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  

'베르사유의 장미'의 주요 인물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루이 16세의 왕비로 호화로운 생활과 사치스러운 이미지로 국민들의 불만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 그녀의 유명한 발언은 실제로 한 말은 아니지만 당시 민중의 분노를 잘 보여줍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당시 왕실의 사치를 상징하는 인물이었고 결국 그녀와 루이 16세는 혁명 후 처형 당합니다.

 

4. 오스칼과 앙드레의 상징성 

오스칼은 귀족으로 태어났지만 신념에 따라 살아가는 인물이고, 앙드레는 하층민으로 오스칼과 대조되는 삶을 살아가죠. 이 두 캐릭터는 각각의 신분과 그에 따른 갈등을 상징하며 프랑스 사회의 불평등과 그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들입니다. 


5. 바스티유 감옥 습격 (1789년 7월 14일)

프랑스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민중들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면서 본격적인 혁명의 서막이 열렸고 이는 작품에서도 주요 사건 중 하나로 등장합니다. 이 사건 이후 프랑스 왕실의 권위는 무너지기 시작했고 혁명군과 왕당파 간의 긴장과 대립이 심화되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알고 뮤지컬을 보면, 단순히 감정적 드라마가 아니라 당시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변화를 더욱 잘 이해하면서 감상할 수 있어요. 오스칼과 앙드레의 관계는 '베르사유의 장미'의 중심축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들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이나 사랑을 넘어 각자의 신념과 사회적 위치가 얽힌 복잡한 감정과 갈등을 담고 있죠.

 

 

2024년 9월 6일 19시 30분 공연 커튼콜 촬영

 

 

오스칼과 앙드레 

 

1. 신분의 차이

오스칼은 귀족 출신의 군인으로 남자로 키워져 군대에서 복무하며 프랑스 귀족 사회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입니다. 반대로 앙드레는 하층민 출신으로 오스칼 집안 유모의 손자로 자라며 어린 시절부터 오스칼의 친구이자 시종 역할을 합니다. 이런 신분 차이는 두 사람의 관계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며 특히 앙드레에게는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2. 오스칼의 내면 갈등

오스칼은 어린 시절부터 남자로 자라 군인이 된 여성이며 사회적 기대와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등을 겪습니다. 그녀는 혁명 전의 프랑스에서 귀족으로 특권을 누리며 살 수 있었지만 점점 평등과 정의를 갈망하는 자신의 내면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앙드레와 함께 민중의 편에 서기로 합니다. 앙드레는 그런 오스칼의 갈등을 깊이 이해하고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합니다. 


3. 앙드레의 헌신적인 사랑 

앙드레는 오스칼을 오랜 시간 사랑해 왔지만 자신의 신분 때문에 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숨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앙드레는 오스칼을 묵묵히 지켜주며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려 합니다. 앙드레의 사랑은 매우 헌신적이고 깊지만 그가 자신의 신분과 사회적 위치 때문에 오스칼을 곁에서 지켜만 봐야 하는 현실이 그의 내면에 큰 고통을 줍니다. 

 
4. 로맨스와 비극성

오스칼은 오랜 시간 동안 앙드레의 사랑을 깨닫지 못하지만 결국 앙드레에 대한 감정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프랑스혁명의 혼란 속에서 비극적으로 끝을 맺습니다. 오스칼이 민중의 편에 서기로 결심하고 혁명에 뛰어드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함께 싸우지만 앙드레는 혁명 과정에서 눈을 잃고 결국 혁명군과의 전투에서 오스칼을 지키다가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이후 오스칼도 혁명 중에 사망하게 되며 그들의 사랑은 비극적으로 끝을 맺지만 하늘에서 그 사랑을 이루기를 응원해 봅니다. 

 
5. 상징적 의미

오스칼과 앙드레의 관계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귀족과 하층민이라는 프랑스혁명 전후의 사회적 갈등을 상징합니다. 신분 차이가 그들 사이의 큰 장벽이었지만 오스칼이 혁명의 편에 서고 신분을 초월하는 선택을 함으로써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깊어집니다. 이는 혁명이 지닌 평등과 자유라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죠. 

 

이러한 복잡한 감정과 사회적 갈등이 얽혀 있는 오스칼과 앙드레의 관계는 '베르사유의 장미'를 감동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스칼은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당시 여성의 제약을 뛰어넘는 상징적인 인물로 창조된 캐릭터입니다. 그녀는 여성의 신분과 역할이 고정되어 있던 시대에 군인 역할을 수행하며 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인물입니다. 이 설정은 만화 원작 속에서도 매우 극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결론적으로, 18세기 프랑스에서 오스칼과 같은 귀족 여성이 군대에 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만화는 이러한 제한을 극복하고 성별의 경계를 넘는 인물을 통해 당시 사회의 이슈를 상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오스칼은 실제 역사의 제약을 넘어선 상상력의 산물로 당시에는 허용되지 않았던 여성의 군 복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개한 캐릭터입니다.

 

작가 이케다 리요코 

 

'베르사유의 장미'의 작가 이케다 리요코가 프랑스혁명을 주제로 작품을 쓴 계기는 여러 가지 문화적, 역사적 요소가 결합된 결과인데 일본 만화에서 당시로서는 드물게 서양의 역사 특히 프랑스혁명을 다룬 이 작품은 이케다 리요코의 독특한 관심과 사회적 배경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 프랑스혁명과 유럽 역사에 대한 관심

이케다 리요코는 젊은 시절부터 유럽의 역사 특히 프랑스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작가로서 일본뿐 아니라 서양의 역사적 사건들을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창작하려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프랑스혁명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일 뿐만 아니라 계급 구조의 붕괴와 새로운 사회 질서를 수립하는 전환점으로 작가가 다루기에 매력적인 주제였죠. 

 

이케다는 프랑스혁명을 다루면서 사회적 변화와 혁명, 계급투쟁, 자유와 평등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하려 했습니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이러한 시대적 혼란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권력과 사회적 역할에 맞서 싸웠는지 특히 여성의 역할을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2. 여성 인물과 성별에 대한 관심

그녀는 당시 일본 사회에서 여성이 가지는 한계와 고정관념을 깨고 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인물이 바로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입니다. 오스칼은 여성이면서도 남성의 역할을 수행하는 캐릭터로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도전을 상징합니다. 

 

프랑스혁명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가 중심이 된 사건이었고 이케다는 이를 배경으로 여성의 해방과 주체성이라는 주제를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은 여성 작가가 상대적으로 드물었고 이케다의 이런 도전적인 접근은 많은 이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3. 1960 - 70년 대 일본 사회적 변화

베르사유의 장미가 발행된 1970년대는 일본 사회가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전통적인 가치관이 흔들리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젊은 세대는 더 큰 자유와 평등을 원했고 기존의 성역할에 도전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케다는 이 시대적 흐름에 맞춰 기존의 전형적인 여성상을 넘는 인물을 창조해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려 했습니다. 

 

이 시기의 일본만화 시장에서도 소녀 만화는 주로 로맨스와 가벼운 감정에 집중되었는데 이케다는 이 틀에서 벗어나고자 프랑스혁명이라는 역사적이고 심오한 주제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소녀 만화와는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며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4. 프랑스 대중문화의 영향
이케다가 작품을 구상하던 시기는 일본에서 프랑스 문화가 대중에게 친숙해지던 때였습니다. 1960-70년대 일본에서는 프랑스 영화, 문학, 예술 등이 인기를 끌었고 많은 일본인들이 프랑스를 동경하고 있었습니다. 이케다 역시 프랑스혁명과 베르사유 궁전, 마리 앙투아네트 등 프랑스 역사의 상징적 인물과 사건들에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 프랑스 문화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고 역사적 사건을 만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결국 이케다는 개인적인 관심사와 일본 사회의 변화 그리고 프랑스 역사의 동경을 결합해 '베르사유의 장미'라는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혁명이라는 주제는 단순한 역사적 사건을 넘어 여성의 역할, 성별, 계급투쟁과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담아내어 이본 독자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명작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2024년 9월 6일 19시 30분 공연 커튼콜 촬영

 

 

마무리

 

"오스칼... 거기 있지" , " 안.. 다쳤지?"  

 

이 대사는 마지막에 앙드레가 오스칼 대신 총에 맞는 장면이었는데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났습니다. 겨우 진정을 할 수 있었는데 초개인화가 트렌드인 요즘 세상에 변함없이 묵묵하게 곁에서 지켜주는 앙드레의 마음에 감동을 한 것 같습니다.

 

화려한 무대 장식, 장치들, 레이저 조명, 배우들의 열창, 의상 등등 볼 것이 참 많았지만 관람 후에 저는 역사적 배경이 무척 궁금했고, 배우들의 노래가 왜 그렇게 울부짖음으로 들렸는지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박혜미 배우가 연기한 마담 드 폴리냑의 어린 딸이 자살한 뒤에 부르는 노래는 '욕망을 하는 나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받은 듯 가슴이 먹먹했고 그 감정이 오래 남았습니다.   

 

 

2024년 9월 6일 19시 30분 공연 커튼콜



베르사유의 장미

베르사유의 화려한 장미,  
그 속에 숨겨진 고통의 열매,  
빛나는 꽃잎 뒤에 가려진,  
아픔의 속삭임을 안고 있다.

황홀한 색조와 향기,  
눈부신 저택의 그림자 속,  
하늘의 부드러운 터치 속에  
짙은 어둠이 흐르고 있다.

잔인한 장미의 가시가  
부드러운 손길을 찔러  
상처를 남기듯,  
그 화려함 뒤에 고통을 품고.

사람들은 장미를 감상하며  
아름다움을 감춘 슬픔을 모르고,  
그 속에 숨은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잊힌 역사의 한 장면처럼.

베르사유의 장미,  
화려함의 미소 속에 숨은  
찢긴 마음의 속삭임,  
그 고통을 안고 여전히 피어 있다.

 

2024년 9월 6일 19시 30분 공연 커튼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