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하고 파리에서 한달 살기
프랑스의 에펠탑이 보이는 맛있는 빵집 옆 작은 스튜디오, 뉴욕 소호 뒷골목 빈티지한 로프트, 이탈리아 베니스의 한적한 골목 안쪽에 자리잡은 재즈피아니스트의 정원이 있는 주택, 또 실제 프라하 사람들이 사는 곳에 머물면서 그들과 함께 출퇴근 기차에 오르는 일. 동네 수퍼에서 장을 봐 정체불명의 요리와 함께 와인잔을 기울이며 작가가 된 양 낯선 감정들을 블로그에 올리는 것. 에어비앤비는 이제 각 나라의 대표적인 문화가 되었다.
이제 여행 전, 에어비앤비를 살펴보는 것은 필수가 되었다. 어딜가나 비슷한 느낌을 받는 호텔대신 일어나자 마자 내가 어디에 있는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에어비앤비를 선택하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현지화에 최적화된 숙박이다. 그냥 사는 느낌이 든다. 새벽 파리의 맛있는 빵집앞에 줄을 서고 바케트를 들고 집에 오는길, 피렌체 두오모 성당을 매일 지나다니며 무감각해 지는 일, 루브르 박물관을 지나 퐁네프 다리를 건너 센강을 산책하는 일이 현지사람처럼 일상이 되는 것이다.
MBC every1 방영 중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프로그램을 보면, 여행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한국적인 것을 선호한다. 본인 나라에 없는 것을 찾으면서도 비슷한 것을 찾는다. 한옥숙소를 선택하고 신기해 하지만 불편함도 동시에 느끼고, 같은 그릇을 공유하는 한식을 먹는다. 홍대를 구경하며 많은 인파에 놀라기도 하지만 금방 적응하고 돌아가서는 심심할 것 같다고 말한다. 여행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현지화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사람마다 여행스타일이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자연스럽게 현지화되는 것이 즐겁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 번쯤 호텔대신 에어비앤비를 해보길 바란다. 여행의 새로운 시각이 생길 것이다. 에어비앤비의 시작은 어플을 탐험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에어비앤비 어플은 매우 단순하고 쇼핑하는 기분이 든다. 쇼핑하듯이 마음에 드는 집을 위시리스트에 담고 나중에 최종 결정을 하면된다. 도시를 정하고, 날짜를 선택하고 마음에 드는 집을 찜하면 끝.
나와 친구는 파리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파리가 얼마나 더러운지 궁금했고, 가까이서는 볼품없다는 에펠탑을 보고 싶었다. 정말 바케트가 그렇게 맛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2016년 겨울. 나와 친구는 파리의 어느 카페에서 에어비앤비 어플을 깔았다. 회원가입을 하고 자기소개를 등록한 후 바로 숙소를 쇼핑할 수 있었다. 우리는 우선, 인테리어가 마음에 드는 집을 고르고, 욕조와 트윈베드도 골랐다. 그리고 호스트와 함께 생활이 가능한지 보고 호스트 사진과 프로필, 후기도 꼼꼼하게 읽었다.
우리가 선택한 첫 집은 커플이 사는 공항 근처의 작은 아파트였다. 이 집은 전에 한국분이 묵어 한글리뷰가 있었는데 잘 지내다 간다는 내용이었다. 우리의 결정에 큰 역활을 했다.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다행이 호스트가 먼저 우리를 발견하고 집에 일찍 들어갈 수 있게 해주었다. 보통은 체크인 시간에 맞춰가면 호스트가 문을 열어주는데 이곳은 전날 예약손님이 없었고 호스트가 집에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친절했고 조금 어색한 느낌은 있었지만 일어나면 기골이 장대한 남자와 부엌에서 마주치면 굿모닝 인사를 하는 것이 내가 외국 어딘가에 나와 있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이렇게 우리는 계속 여행을 했다. 하지만 매번 에어비앤비를 한 건 아니다. 가끔은 보송하고 깨끗한 흰 침구나 푸짐한 조식,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이 그리워 호텔을 택하기도 했다. 매 일정마다 호스트 프로필을 읽고 사진을 보며 실제 집 모습을 상상해야 하는 일은 여행 중 피로한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저렴한 비용 때문에 에어비앤비를 선택한 이유도 있는데 도심에 있는 에어비앤비는 호텔보다 비싼 곳도 많았다.
에어비앤비 어플은 사용자에게 매우 편리하게 되어있다. 도시와 일정을 선택하고 내가 원하는 조건을 필터링 하면 등록 된 집들이 쭉 나온다. 호스트의 공동생활 여부, 혹은 테마로 호스트를 선택 할 수도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의 호스트는 재즈 피아니스트였는데 그날 밤에 공연에 초대해 주기도 했다.
집 선택 시 주의 깊게 볼 점은 호스트의 프로필과 리뷰이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의 검증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있고 충분히 소개나 리뷰를 통해 내가 원하는 호스트를 선택 할 수 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호스트들은 아주 자세하게 본인 집에 관한 정보를 적는다. 체코 프라하에 갔을때 제공된 주소와 구글맵으로 집을 찾아 갔는데 너무 복잡한 길이었다. 나중에 호스트와 이야기를 해보니 프로필에 친절하고 자세히 교통편이 적혀 있었다.
두번째는 사진빨에 속지 말자.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에게 사진 등록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어 전체적인 모습이 대충 감이 온다. 소품만 강조한 사진이나 인테리어만 찍어 놓은 사진은 과감히 배제하고 구조를 시원하게 보여주는 사진을 선택하자. 실제로 가보면 좁고 어수선한 경우가 많다.
세번째는 편안한 침대와 깨끗한 침구류를 기대하지 말자. 이 부분이 염려스러운 사람은 호텔을 강추한다. 다니다 보면 호텔만큼 비싼 곳도 있어 호텔 서비스를 기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의 기획의도는 현지화된 여행이니 만큼 친구네 집에 놀러와 남는 방에서 자고 간다는 정도의 기대가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적어도 일주일 정도 머무르면서 도시에 익숙해졌다. 자주가는 단골카페가 생기고 오가며 인사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곧 떠날 사람들이지만 이곳에 살고 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이 생긴 느낌이다. 사실 짐을 가지고 다니며 에어비앤비를 하는 데는 불편한 점이 많다. 그래도 가장 현지화된 여행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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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어플 탐험하기
도시, 여행날짜, 인원 수를 넣고 검색한다.
여행 할 도시의 예약가능한 숙소 리스트가 보인다.
내가 원하는 조건에 체크하여 숙소를 필터링 한다.
마음에 드는 숙소에 하트를 누르고 나중에 저장목록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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